쓰기보다 생각하기가 더 즐겁다/어쩌다 불쏘시개에 대한 상념

[단상] 살짝 고민되었네, ebay.com의 부러진 연필

misterious Jay 2011. 5. 26. 21:43

혹시라도 이 블로그를 찾아 찾아 들어온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어쨌든 나를 개인적으로 알 만한 사람일 것이다.

내가 블로그를 한다는 걸 아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까 말이다.

그 사람이라면 내가 기록 혹은 기억과 관련된 것에는 유독 집착이 강하다는 것도 잘 알테지.

그래, 계속 그래 왔고, 요즘은 필기구에 혹해 있다.

그래 봐야 능력이, 내 맘대로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의 요놈의 능력이 뒷받침이 되지 않아서

매번 눈만 피곤할 뿐이지만....

 

 

(출처: ebay.com)

 

 



우연히 이 친구를 보게 되었다.

보이시겠지, Pencil with broken lead

재미 있다.

뭐, 이런 상품이 가능하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지만,

이런 상품은 불가능하다는 생각도 해 본 적이 없으니, 되었다.

이 부러진 연필을 올린 친구의 앞뒤 사연을 상상해 본다.

올려 놓고 키득키득거렸겠지.

누군가 봐 줄까 하고 page view counter를 계속 살펴봤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화면 본 횟수의 절반은 자기가 본 걸텐데...

 

이때 살짝 고민됐다.

99센트인데,

아마도 배송료는 6불쯤하겠지만,

응찰해 볼까?

누군가 그걸 보고 미친 놈 하나 있군 하면서

킬킬 하면서

또 응찰해서 1불 25센트를 만들지도 모르는 일이고

장난이 재미를 더해서 9불 99센트까지 올라갈지도 모르는 일이고

재미 삼아 올린 이 친구에게는 이 얼굴 없는 사회가 만들어 가는

수요의 메카니즘에

돈 벌었다는 기쁨보다는 새로운 발견을 했다는 뿌듯함이

몇 년 간의 얘깃거리를 제공할지도 모르는 일인데

정말 한번 응찰해 볼까 하는 고민이 되었다.

 


그러다가 말았다.

빠져들 것만 같아서

까짓것 하면서 이삼만원 넘게 가격을 써 넣을 것만 같아서

그만 두었다.

 

아쉽다.

 

......

이베이는 구입 여부를 떠나서 흥미로운 시장터다.

충동질만 없으면 된다.

이베이에 들르는 어떤 때에는 내 생활에 대한 반성도 간혹 갖게 된다.

처음 가 보는 여행지에서 정말 귀히 볼 것들이 많았던 거다.

수집에 관해서는 일관성이 중요한 거다, 값어치가 아니라.

사연과 내력이 있어야 소중한 거다.

그리고 나 같은 사람이 어딘가에는 꼭 있는 법이다.

물론 상품들의 대규모 전시장이라는 본질은 사라지지 않겠지만,

나는 나대로 내 식대로 내 판을 벌여놓는 거다.

(20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