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상 허투루 지나치지 않기
[기념] 2008년 새해맞이
misterious Jay
2011. 5. 26. 21:51
밤을 새는 건
밤이 밤이기 때일문이지
밤을 낮처럼 사는 사람에게는
새벽 해 뜨는 걸 보기가 저녁 해 지는 걸
보기보다 더 쉬운 걸. 새해도 그렇게 시작했나 봐.
몹시 추워서
사실은 해돋이 보는 거
그렇게 내켰던 건 아니야.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아빠의 이미지가 있고 그건
때때로 힘들지만 기분 좋은 도전이기도 하거든. 해서
새벽녘에
아이들을 흔들어
덜 깬 잠을 내쫓았지. 힝
더 잘래 하면서 감긴 눈을 애써
뜨려 하지 않는 두 딸에게 억지로 옷을
입히고 집 옥상으로 올라 갔지. 옥상은 우리 집이
아니라서 맘대로 올라가지는 못했어. 웅크리고 조금 조금
기다렸다가 네 시 오십 분부터 올라갔는데 글쎄
어이쿠 춥다. 아빠 내려갈래. 정말 춥지?
하지만 조금만 기다려 봐. 조금
만 기다려 봐. 조금만 조
금만 기다리면
해가
뜰 거야. 뜰 거야.
하면서 붙잡아 두길 한 시간을 넘게 해서야 간신히 해가 떴어. 오랜 만이네.... 해 뜨는 걸 보는 건
어렵지 않지만, 정말 해 뜨는 걸 봤네.
저게 새해.
햇해.
우헷헤. 헤헤. 헤헤헤헤. 해 뜨는 걸 봤네.
저 너머 하남시 사람들은 먼저 봤겠구만.
그 너머 홍천 사람들도
평창 사람들도
강릉 사람들도 다 먼저 봤겠구만,
저건 새해 맞아.
해 봤다.
아이들과 힘든 도전 끝에 값진 성취를 얻은 양 (맞지, 맞지)
기분 좋게 옥상에서 내려와 다시 우리 집으로 들어 왔어.
그리고
잤지. 뭐. 새해 첫 아침을.
얼마나 여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