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고 웃었다

[쓰다] 60년대 세대의 독법

misterious Jay 2008. 9. 3. 17:51

색색이 늘어진 비닐 차양
뜨거운 햇살
피해 들어선 어둑한 실내
비닐 커버의 낮은 소파
엽차잔 옆에 놓인 수란 얹힌
하얀 잔과 월남에서 돌아온
새까만 김 상사
꽃무늬로 멋을 부린 셔츠에
밀집 모자 흰 구두
눈부신 거리
뜨거운 공기
피어오른 먼지
위로 흩뿌려지는 한 바가지 물
밀짚모자 쓴 아버지 뒤를 바짝 붙어서
밀짚모자 쓰고 따라들어간
어두운 뒤편에는
당신들이 아련하게
마음에 둔 20년대 카페와
나의 60년대 다방

이십 세기 초입에 태어나
가장 먼저 근대를 호흡했던
당신들과 만날 때마다
매번 엇갈리면서도
이해하는 척할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당신들과 이야기 할 때마다
60년대 세대의
애틋한 기억들
역사를 반복하는 것처럼
호흡할 때마다
당신들을 읽는 60년대 세대의 감수성이
당신들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익숙한 상상들을 할 때마다

(20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