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고 웃었다

[쓰다] 관계

misterious Jay 2011. 12. 17. 11:46

(1)
시작이 그랬다는 것이다 만나기 전부터 오래
우리의 관계는

태어나기 전부터 미리 장만해 두셨다는
소년소녀 세계명작전집
그 속에 굳어져 있었던 당신의
거울 이미지

어린 시절은 서로에게 장남이라는 족쇄를 채우고
커 가면서 종교라는 믿음의 회의라는 형식과
회의의 믿음이라는 형식으로 서로 충돌하면서도

다 커서 서로의 삶에 대한 간섭으로
부딪----히----는
고통을 겹겹이 껴 안으면서도

커 가면서 집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길어지고
다 커서는 만나지 않는 시간의 간격이 길어지면서도

미워하고 미워하고 미워하고 미워하면서도

그렇게 벗어나지 못했던 우리의 관계는

(2)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당신을 병원에 모시고 난 뒤
드문드문 얼굴을 보이면서

죽음이 저만치서 자기의 시간을 노래하고

특별히 집착할 것도
슬퍼할 것도 없이
만남이 길어지고 잦아지면서

그래서 더 이상 미워하지 않게 되면서
미워할 게 없어지면서

마지막 따뜻한 호흡과
최초의 차가운 몸을 만지면서
(2011.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