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위한 준비/작품 더 읽기

[작품 읽기] 이육사의 '절정'에 대한 허무주의적 읽기는 가능할까(이육사의 '절정')

misterious Jay 2013. 6. 25. 00:16

한 학생에게서 메일이 왔습니다.

육사의 '절정'에 대한 설명이 담긴 어떤 교과서의 내용에 대해

학교에서 선생님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니 집에 가서 조사해 올 것...

하고 숙제를 내 줬답니다.

그 숙제를 대신 해 달라는 뜻이겠죠? 숙제 받은 학생은 내 학생에게 숙제를 가져와

뜻을 물었고 내 학생은 숙제 받은 학생의 질문을 내게 다시 물으며

첨부 파일로 교과서 해당 분을 휴대폰으로 찍어 보냈습니다. 

첨부 파일에는 교과서 본문 일부가 모로 누워 있었습니다.

나는 디스크 증세가 있는 목을 기울여 사진 속 본문을 읽고

메일을 읽고

원문을 찾아 읽고 하면서 답장을 써 보내 주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메일이 왔는데,

해당 교과서는 은사님이 책임 저자인 '국어' 교과서라네요.

이런!

 

보낸 메일은 되돌릴 수 없고,

그냥 내용을 공개해 버립니다 (?)

양해는 내게 숙제를 대신 학생에게 맡긴 선생님의 숙제를 받아 대신 떠 넘긴 학생을

아마도 가르치고 있는 내 학생에게 구합니다.

대충 아부성 발언은 지우고....

 

-------------------------------------------------------------------------------

선생님 잘 지내고 계세요?
8월에 가신다는 얘기 들었어요^^!
몸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저는.....열심히 선생님이 가르쳐주신것 토대로 공부하고 있을게요♡♡♡

다름이 아니구요, 학원다니는 학생이 학교선생님께서 교과서에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다구, 학생들한테 알아보라는 식으로 말씀을 하셨다하더라구요. 그래서 저한테 물어봤는데... 저는 이해 자체가 잘 안가서요 선생님......흑흑

제가 읽어보기론.. 이 책 쓰신 분이 말씀하시는 이육사의 '허탈한 맛'과 '황홀'에 대한 뜻이 파악이 안되어 해석이 더 안되는것 같아서 이 두개가 어떤 의미인지 여쭈고 싶어요, 이 둘이 이육사의 시에서 찾을 수 있는 역설적인 표현이나 비극적인 상황을 황홀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바꾸어 드러내는 것과 연관이 있을까요? ㅠㅜ


그 해당부분 교과서 지문 사진에 첨부했습니다! 답변 부탁드려요 선생님, 책을 찾아봐도 이에 대한 것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찾지 못해서 ..... 감사합니다^^
(아, 사진에서 '육사는 '산사기에서~'이 부분부터 '깔려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까지의 부분이에요!)

 

-------------------------------------------------------------------------------

 

여기에 대한 답변은....

 

-------------------------------------------------------------------------------

1. 우선 어떤 교과서인지 알려줘.

 

2. 이육사의 '산사기'에 나오는 해당 부분은 그게 전부여서, 성급한 대로 내 생각에는 해석이 침소봉대한 느낌이 있다. 육사는 여행 중 산사에 들렀다가 사하촌에서 식사도 하고 그러면서 S군에서 편지를 쓰는데, 그 대목에서 잠깐 산중에서 인간의 운명을 생각해 본단 말이야. 그러면서 연민은커녕 동정도 거부하는 비극의 히어로에 대해 언급하는데, 거기서 '결국 되는 대로 살아가는 것'(히어로의 삶에 대한 얘기겠지.)이 가장 풍자적이고 또한 최대의 비극이라고 말하고, 그것에 '아주 허탈한 맛'이 있다고 한다구. 이로 볼 때, 진술의 맥락은 자연과 인간(그 중에서도 자연에 대비되어서는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만한 히어로)의 대비 속에서 인간의 삶을 풍자이고 비극으로 말했는데, 그렇다면 아무리 (감상은 내버리고) 의지적으로 애쓰고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렇게 살다 죽는다는 것이 풍자이고 비극이라는 뜻이며, 거기에 '아주 허탈한 맛'이 있다고 말하는 거겠지.

 
3. '절정'의 절정 부분에서 나타난다는 황홀의 정서는 저자의 해석이고 그 해석은 내가 다시 해석해 보면, '차가운 황홀'인 셈인데... 그 까닭은 표현 층위에서는 '강철로 만든 무지개'이기 때문에... 내용 층위에서는 그 절정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 차고 단단한 의지의 희망을 갖는 것이기 때문이겠지?
 
4. 황홀까지는 저자의 해석에 동의할 수 있을 것같아.
 
5. 그런데 여기에 '아주 허탈한 맛'을 엮어 놓으면 해석이 이상해져 버리네. 그거 결국 해 봤자 실패할 거라는 현실 인식이 있다는 뜻이 아닌가? 그러니까 그 꼭대기 끝까지 내몰리면 동정이고 연민이고 이런 것 다 버리고 영웅적인 초월을 꿈꿔 볼 수 있겠는데... 그래 봐야 결국 마찬가지 아니냐. 그래도 의지의 희망을 갖는 것, 그것이 히어로 아닌가... 이런 식으로밖에 해석이 안 되겠는데....
 
6. 이 지점(5)에서 나는 저자가 오버했다는 생각이 드네. 일단  '산사기'의 일부 대목과 '절정'을 연결한 것은 저자의 해석 부분인데, 그 해석이 별로 근거 없어 보인다는 거야. '안 될 줄 알지만 희망을 가져보는 것', 이런 태도를 패시미즘(허무주의)라고 하거든. 육사에게서 이런 태도를 읽는 건 새롭기는 한데, 좀 위험할 듯.
 
7. 네가 '아주 허탈한 맛'과 '황홀' 이 두 개를 엮어서 역설이나 아주 비극적인 것으로 이해할까부다... 그랬는데, 만약 두 개가 연결만 된다면 제대로 이해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 다만 육사가 정말 그랬을까... 하는 데에 이르면 그렇다고 보기 어렵겠고.
 
8. 끝.

------------------------------------------------------------------------------------ 

(2013.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