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도 2026학년도 중등교사 임용시험(중등교사 임용후보자 선발경쟁시험) 국어 A형에 '도굴'(정지용)과 함께 출제되었다. 이 작품의 출제는 의외이고 이해하기 힘들다. 출제되어야만 하는 (시문학사적 위상이나 교과서 수록이나 학습자의 접근성이나 해석적 정평이나 어떤 점에서도) 근거를 찾기 힘들고 해석적 안정성은 아주 미약하다. 그 때문인지 B형에 실린 '기항지1'은 해석적 맥락이 비교적 분명한 것임에도 시인의 자작시 해설을 로 제공한 반면, 이 작품은 해석에 관한 문항 설계를 피했다. 이로 인해 문제로는 성립할 수 있지만 출제 취지가 의문이 되는 출제가 되어 버렸다. 학계에서는 이 작품에 대한 관심 자체가 크지 않아서 관련 연구도 적고 온전한 작품 해석을 제시한 사례를 찾기도 힘들다. 다만 좀 더 익..
시를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적어도 다음 세 가지가 갖추어져 있어야 합니다.첫째, 시어의 의미, 둘째, 시어의 의미를 맥락화할 수 있는 구도, 그리고셋째, 맥락의 동조(syntony)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정서적 단서들.이것들은 각기 문맥(context of a passage), 문화적 공통감(cultural consensus), 비문자적 자질(non-literal feature of a passage)이라는 요소들을 통해 시와 독자를 연결합니다. 이에 비추어보면 이상의 시를 학생들에게 이해하고 감상하게 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시어의 의미를 알기 어렵고, (기껏 알 만한 어휘들이라고 해도 그것이 문면 그대로의 의미인지 어떤 의미인지를 판정할 만한) 시의 이해 맥락이..
아버지의 머리 위에 하얀꽃 핀 뒤로 산꽃들은 죽고 죽은꽃들이 살았다 아버지 머리 위에 죽은꽃들이 산꽃들 대신 어리광을 부렸다 아버지 머리 위에 죽은꽃들이 시들시들 검은꽃이 피어났다 아버지 머리 위에 검은꽃 핀 뒤로 죽은꽃들은 죽고 대신 산꽃들이 꽃단장했다 나는 아버지 머리 위에 하얀꽃 뿌리며 죽은꽃 피기 전의 옛일들을 생각하였다 산꽃들이 지천에 있었다 (2011.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