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

공부를 위한 준비/작품 더 읽기

[작품 읽기] '목마와 숙녀', 박인환 (다시 읽기, 준비)

한 잔의 술을 마시고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가을 속으로 떠났다.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볍게 부서진다.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세월은 가고 오는 것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등대 -불이 보이지 않아도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우리는 버지니아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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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읽기] '마음의 달', 천양희

가시나무 울타리에 달빛 한 채 걸려 있습니다마음이 또 생각 끝에 저뭅니다망초(忘草)꽃까지 다 피어나들판 한쪽이 기울 것 같은 보름밤입니다달빛이 너무 환해서 나는 그만 어둠을 내려놓았습니다둥글게 살지 못한 사람들이 달 보고 자꾸 절을 합니다바라보는 것이 바라는 만큼이나 간절합니다무엇엔가 찔려본 사람들은 알 것입니다 달도 때로 빛이 꺾인다는 것을한 달도 반 꺾이면 보름이듯이꺾어지는 것은 무릎이 아니라 마음입니다마음을 들고 달빛 아래 섰습니다들숨 속으로 들어온 달이 마음 속에 떴습니다마음은 벌써 보름달입니다 마음에 생각이 많아지면 세상이 그 마음의 색으로 물든다. 이 시는 그 단순하지만 쉽게 자각되지 않는 사실을, 어느 보름밤의 체험을 통해 발견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화자의 눈앞에 달이 보인다. 가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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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읽기]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예쁘다 오래 보아야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 글은 텍스트 읽기보다는 담화 읽기로서 쓴 것이다. 시보다는 시인에 대한 읽기에 가깝다. 이 짧은 시는 이상하다. '너도 그렇다'(마침표가 찍혀 있다.)라는 진술은 언뜻 보면 '예쁘다'와 '사랑스럽다'에 걸친 것처럼 보이지만, 또 읽기에 따라서는 '자세히 보아야'와 '오래 보아야'에 걸려 있는 것 같기도 하기 때문이다. 세상사가 다 그렇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너도 그렇다'를 굳이 말해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여기서 경험의 누적이 갖는 특별한 의미는 '너'를 말하기 전에 이미 형성된 것이다. '너'를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았기 때문에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것이 아니라, '너' 또한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 예쁘게 보일 것이라는 선험적 인식인 것이다..

misterious 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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