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순서는 상관 없다. 인터넷이 며칠 전에야 연결되었으니 이제서야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미국 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부딪혔던 것이 집을 구하는 일이었다. 방문 교수라면 거개가 아이와 관련된 고민을 우선적으로 하게 되어 있지만, 집 구하는 일에 아이 학교 문제는 나처럼 학교 밖에서 집을 구할 때에는 거의 절대적이다. 해서 네 개의 지역을 두고 이곳저곳 알아보고 살펴보고 물어보고 하느라 보름을 민박과 호텔 생활을 해야만 했다. 집 구하는 얘기는 다음에 더 하겠지만, 그 당황스럽고 황당한 일을 다 당하고서야 지금 글을 쓰는 이곳 그레잇넥(Great Neck)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생각해 보니, 그 처지가 '위대한 개츠비'의 제이(Jay)와 비슷하다. 그레잇넥의 아파트를 구하기 전에 거의..
외국에 나와 있어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무책임한 생각을 펼쳐 놓습니다.중등학교 국어교사 임용 시험은 어쩔 수 없는 선발시험인 까닭에선발의 기준과 자격을 가장 우선으로 삼을 수밖에 없습니다.이 말의 뜻은 매년 교사의 기본 자격은 동일할지라도 기준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원래는 그 반대가 되어야 하지 않은가요? 사실 기준과 자격이 일치되는 것이 합당하고 자연스러운 일이겠으나과도한 졸업생.... 아니, 과소한 선발 인원 때문에 자격은 동일하더라도 기준이 달라지는 문제가 생긴 것이겠지요. 하필,이 시점에 시험 방식까지 바뀌어서기준에 대한 논란이 더 심해질 것이 너무나 분명한 까닭에나중을 위해 침 발라 놓습니다. 1. 단답식 문항.나는 모든 시험 방식에 기본적으로 동의합니다.가능하며또한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꺾어진 백이라 세 번째 전환기를 첫 번째마냥 보내는 이즈음이다 투신하여 사회로 나오던 때에는 내 뜻이 아닌 뜻대로 교단에 서게 되었고 두 번째 인생 전환기에는 각종 질병 검사를 국가에서 받게 해 주었지 세 번째 전환기가 하필 꺾어진 백이라 꺾어진 오십 때와는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본의 아니게 혼자 해결해야 할 것을 본의인 것마냥 혼자 하면서 의젓해져 가고 있는 게 꺾어진 백의 기백이다 사실 기백은커녕 백의 반도 안 되었다 (2013.08.11)
살던 집을 나와 새 집을 들어가는 길은 너무 멀다 너무 다르고 너무 틀리다 틀리다 '틀리다' 이 말이 이 경우엔 맞는데 역시 살던 집은 낡고 헐더라도 살던 집이다 남들이 알면 우스워할지 모르겠지만 살던 집은 집이고 살 집은 아직 집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전전하며 긍긍하는 팔월의 늦은 밤 (2013.08.11)
마음은 급했고 전략은 치밀했고 진심은 통했다 국정원에서 공개한 대화록을 보았다. 얼마나 손질이 되어 있는 건가는 모르겠다. 모르겠지만, 일단 표현되어 있는 것만을 놓고 독후감을 남긴다. 노무현 대통령은 회담의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김정일 위원장을 수차례 재촉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조금씩 발을 빼는 태도였지만, 대통령은 집요하게 요구하고 요청했다. 대통령의 발화 표현이 당당하지 않다는 얘기들이 나올 것 같다. 나쁘게 읽으면 애원조라고 볼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말투나 어휘 선택은 개인에 따라 천양지차인 까닭에 항시 내 마음에 드는 표현을 쓰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내 개인의 취향으로 본다면, 애원조는 아니라 하더라도 좀 조급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나는 다음 대목을 주목한다. "위원장께 청을 하나..
한 학생에게서 메일이 왔습니다. 육사의 '절정'에 대한 설명이 담긴 어떤 교과서의 내용에 대해 학교에서 선생님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니 집에 가서 조사해 올 것... 하고 숙제를 내 줬답니다. 그 숙제를 대신 해 달라는 뜻이겠죠? 숙제 받은 학생은 내 학생에게 숙제를 가져와 뜻을 물었고 내 학생은 숙제 받은 학생의 질문을 내게 다시 물으며 첨부 파일로 교과서 해당 분을 휴대폰으로 찍어 보냈습니다. 첨부 파일에는 교과서 본문 일부가 모로 누워 있었습니다. 나는 디스크 증세가 있는 목을 기울여 사진 속 본문을 읽고 메일을 읽고 원문을 찾아 읽고 하면서 답장을 써 보내 주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메일이 왔는데, 해당 교과서는 은사님이 책임 저자인 '국어' 교과서라네요. 이런! 보낸 메일은 되돌릴 수..
검정 교과서 제도의 정착을 위한 방안 (1) 1. 검정 교과서 제도의 본래 취지를 충실하게 살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교과서가 개발될 수 있는 정책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교육과정 해석이 단일하고(실제로는 해석하지 않고 그대로 재현함) 심지어는 획일적이어서 검정 합격이 등위와 등위 밖의 기준선이 되고 있다. 이래서는 가장 잘 만든 교과서 하나만 선정하는 것이 나을 정도이다. 검정의 취지대로, 규범 기반 교육, 문화 기반 교육, 창의성 기반 교육, 공동체 기반 교육 등과 같이 교과서들이 저마다 교과서 지향을 내세우고 이를 철학, 내용, 방법으로 구현하여 개발, 출원할 수 있게 해야 하며, 이렇게 다양하게 출원된 교과서들을 검정할 때 그 다양성이 기준의 획일성에 의해 손상되지 않도록 기준의 다원..
The Twilight Zone이다. 채널 2번 미군 방송(AFKN)을 통해 매주 목요일 심야 프로로 보았던 이 프로그램은 원래는 1959년에 첫방을 한 연속물로 내가 방송을 보았던 70년대 중반에는 미군 방송에서 한참 재방송 중이었다. 그 전까지 19세기적 공상 소설에 빠져 있던 나는 비로소 과학적 외피가 둘러진, 개중에는 과학적 논리가 바탕을 이룬, 그리고 아주 가끔은 과학의 빈틈을 노린 이런 저런 상황들을 생생하게 보게 되었고 쥘 베른은 저리 가라, 허버트 조지 웰스도 이제 그만이다, 하고는 주중 심야인데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구박을 꿋꿋이 물리치고 시청을 했다. 놀라운 일은 그 몰입의 기억에서는 흑백 화면은 총천연색으로 보이고 말소리도 한국어로 들렸다. 아마도 기껏 4학년이었을 그때 내 상상이 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