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 국화 옆에서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든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국화 앞에서'가 아니라 '국화 옆에서'다. 국화를 보며 자신을 비추어보는 게 아니라 국화 옆에서 국화에 빗대어 본다는 거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나이든, 누님이든 인생에 관한 시가 아니라 국화라고 하는 존재에 관한 시인 것이다. 그래도 문학의 세계에서는, 그리고 서정시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으므로 결국에는 나에 관한 시가 될 것이다. 사실 주된..
이런 것만 계속 보게 되는 거냐, 이 바쁜 세상에 이 바보 같으니라구 파격, 할인 이런 것에 눈이 휙 돌아가서 광클릭으로 들어가 봤는데...... 파격 할인가 파격 할인가 파격 할인가 파격 할인가 파격 할인가(!) 라고 보았는데 파격가 할인 파격가 할인 파격가 할인 파격가 할인 파격가 할인(?) 파격인 건 분명하구나. ps. 뭐, 더 심한 파격도 본 적이 있는 걸.....
그들은 지독한 염세주의를 노래했고 요절을 했다. 뇌졸중과 폐결핵이 멀다면 먼 병증이겠지만 페시미즘 가득한 세상을 애써 벗어나려 하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며 영원히 머물러 버렸다. '날이 갈수록'은 1975년 '바보들의 행진'(최인호 원작, 하길종 감독)에 삽입된 노래이다. 송창식이 불렀던 것을 1981년 김정호가 다시 불렀다. 이미 남의 노래인 것을 다시 불렀으니, 그 선택의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대학을 겉도는 우울한 청춘들의 대학 시절 / 기형도 시 나무의자 밑에는 버려진 책들이 가득하였다 은백양의 숲은 깊고 아름다웠지만 그곳에서는 나뭇잎조차 무기로 사용되었다 그 아름다운 숲에 이르면 청년들은 각오한 듯 눈을 감고 지나갔다, 돌층계 위에서 나는 프라톤을 읽었다, 그때마다 총성이 울렸다 목련철이 오면..
맛집이라고 할 수는 없다 청국장과 된장비빔밥 먹으러 간 것이었지만 사실은 깻잎절임 때문이다 절임이라 소복히 쌓였건만 생으로는 수북한 인심이었을 것이니 대구 강연을 헛걸음한 어느 날 청주로 돌아오다가 청원 톨게이트 지나 삼거리에서 그만 반대 방향으로 꺾은 터였다 태양은 뜨겁고 촌스럽게 늘어진 주렴 틈으로는 열뜨고 게으른 바람이 살짝 들어오고 중노인이 된 식당 주인 아주머니는 부스스한 낮잠을 구석으로 치우고 일어난 기색인데 나 또한 게으른 자세로 의자를 밀어 앉아 어둑한 실내를 즐기며 보리 숭늉을 기다렸다 내가 들어온 거리에선 남겨졌던 자취들이 뜨겁다거리며 자리를 뜨고 있었다 (2011.09.16) ----------내가 서원대에 온 지 14년이 지나는 동안 문의면에는 여섯 번쯤 갔는데, 세 번이 접대용이고..
외장 기억에 대한 글을 쓴 지 10년쯤 되었다. 사진을 정리하다가 운전 중(이라고 했지만 정차 상태에서) 찍었던 것들에 태그를 붙여 저장하던 중 두 장을 뽑아 게시하였다. 갑자기 이 사진들이 내 기억의 어떠 부분을 호출하는지 궁금해졌다. 회상일까? 싶어 기억을 더듬다 보니, 정작 내가 하고 있는 것은 재인(recognition)이다. 그러면 기억이 생생한 사진은 어떠할까 싶기도 하지만, 그 모호한 구분의 지점이 조금만 선명해지면 회상은 사진에서 오지는 않는 것 같다는 생각에 이른다. 시각은 감성보다는 이성을 자극하는 게 맞다는.....
민주주의에 자유를 許하라?… 좌·우파는 지금 ‘역사교과서 用語’ 전쟁중 국민일보 | 입력 2011.08.25 18:33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의 바탕 위에 기업이 성장하고 이윤을 창출하는 그 원칙이 흔들리는 게 아니다."(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이명박 대통령 발언)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고 현대사를 바로 세우는 일에 적극 앞장설 것을 굳게 다짐한다."(KBS 광복절 기념 다큐멘터리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좌파단체의 압력으로 방영되지 못했다며 한국자유총연맹이 낸 성명서) #"우리 사회의 중심가치인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나갈 안정성과, 사법부를 발전적으로 바꿔나갈 개혁성을 함께 보유했다."(양승태 대법원장 내정자 인선에 대한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의 배경 설명) 모두 8월 19일..
예전에 학생들에게 모 대학에서 실시한 임용 특강의 문제를 입수해서 나누어 준 적이 있었습니다. 답이 없으니, 알아서 잘 풀어 보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물어 봐라 하고 얘기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에는 문학 문제에 대해서만 내게 물어 봤더랬는데, 며칠 전에 이런 질문이 왔습니다. 잘 모르면 잘 뭉개면서 도망치는 게 상책입니다....만, 도망갈 데도 없고, 도망가도 잘 찾을 만한 녀석이므로, 하는 수 없이 대답합니다. 그래도 지혜롭게 도망갈 구석은 만들어 두어야 합니다. ----------------------------------------------------------------- [3-4]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은주 : 내 동생은 고기를 안 먹어. 생선도 몇 가지만 먹는데……. 영민 : (끼어..
재호 군의 '빈 자리' 개념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자, 민웅 군이 이 개념을 역설과 관련지어 생각하고는 또 질문을 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도 답을 해 주었습니다. ---------------------------------------- 선생님!!^^, 문학텍스트의 빈자리로 인해 역설도 생긴다고 봐도 될까요? 또한 복합적 정서가 나타날 수도 있는 거죠?(어제 공부한 건데..맞길 바라면서..ㅠㅠ) ---------------------------------------- 내가 '빈자리' 개념이 전제가 필요하다... 이렇게 말한 까닭을 생각해 봐라. 나는 이 결혼 반댈세 하는 태도가 느껴지지 않니? 빈자리는 본질적으로 저자(시인)의 진술에 담긴 진정성과 실체성을 인정하는 개념이야. 쉽게 말하자면, "독자..
(이 게시물은 다음 카페 '현대시 공부하기'에도 올려 놓은 것입니다... 만, 회원 아닌 학생들도 있고 해서...) 재호 군이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그래서 답변을 해 주었습니다. -------------------------------------------------------- “문학텍스트의 특성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빈자리에 있다. 그리하여, 수용자는 이전의 독서경험과 일상적인 경험, 곧 기대지평으로써 그 빈자리를 메꾸어 가는데, 이것이 바로 심미적 경험의 확장이며 그 자체 교육적인 구조를 갖게 된다.” 구인환 외「문학교육론」발췌 각주 1. “카스너에 따르면 세계는 공간세계와 시간세계로 양분된다. 공간세계는 과거, 즉 이상적인 관념의 세계이고, 시간세계는 현재, 현실적인 정신의 세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