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作詩] 반딧불이 3
너는 절반쯤 이 세계를 날고 또한 절반쯤 저 세계에 남아 점멸하는 빛으로도 온전한 너를 노래하는구나 나는 절반쯤 이 세계를 살고 또한 절반쯤 저 세계를 궁금해 하다가 네 빛과 만나 그만 내 생채기들을 본다 그러면 너를 내칠 것이다 (2014.07.07)
너는 절반쯤 이 세계를 날고 또한 절반쯤 저 세계에 남아 점멸하는 빛으로도 온전한 너를 노래하는구나 나는 절반쯤 이 세계를 살고 또한 절반쯤 저 세계를 궁금해 하다가 네 빛과 만나 그만 내 생채기들을 본다 그러면 너를 내칠 것이다 (2014.07.07)
미약할 때 강한 것이 양심이다 하지만 양심의 근본을 알 수 없기에 미약함은 강함을 위장하는 것일까 어두울 때 빛나는 것이 양심이다 하지만 눈에 띄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또한 양심이기에 어둠 속에 남는 것일까 선하고 고운 마음은 그저 미약하고 어두울 때를 기다려 순교의 준비를 하고 맹목으로 미약함과 미약함의 어두움과 어두움의 짝짓기를 시도하며 지상의 열흘을 보낼 때 독선보다 더 맹목적인 교조보다 더 맹렬한 양심이 비로소 아름다운 비행을 시작한다 (2014.07.07)
아지랑이 날듯 반딧불이 피어 오르는 저녁 동네길 걷다 빛과 바람에 이는 물결들에 이 작고 신령한 덧없는 생명을 외경하며 길가로 물렀다가 흠칫 왼뺨을 스치는 오른편 무릎에 부딪는 꼬물딱거리는 살아 있다는 움직임 불편한 촉감 못된 자식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벌레 같은 놈 흔하디흔한 딱정벌레 손으로 쳐 내고 소름 끼치고 안도하다 마음이 불편하다 (2014.7.7.)
그러면 내 상상은 뜻하지도 않는 의심의 상황으로 뻗어나간다네 꼼짝도 할 수 없다네 옴짝달싹할 수 없다네 그대를 완전히 소유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 때면 (2012.11.) * 나는 그러한 그대의 그대가 되어 있는가
주머니 속에 종이 몇 장 잡힌다 카드 쓰고 받은 영수증영수증 같은 반으로 접힌 삼천 원톨게이트 영수증 영수증 같은 순번표 한 장하루가 몇 장의 종이로 손바닥에 앉아 있다 일부는 돈의 흔적으로 남고일부는 돈의 흔적의 흔적으로 남았다모든 게 돈으로 환산되고 나니다른 편 주머니 속은 충만한 허무 하루는 쏜 살의 촉 끝에서 바쁘게 앞서 가고종이들은 손바닥에서 날린다쫓아갈 수 없는 하루는 보내고대신 종이 몇 장 뒤잡는다바쁘게 쫓아가는 척(2012.04.10)
8시 반쯤 집을 나와 언주로를 타고 북으로 달리다가 두 번 방향을 꺾어 동호대교를 건넜다 이렇게 몇 차례 길을 타고 방향을 꺾어가며 병원 장례식장에 이르렀을 때 삼일 낮밤이 꿈결 같이 지나갔던 지난 해 끝자락 아버지의 마지막 거소의 그 익숙한 분향소 안으로 걸어들어가는 내 검은 구두가 형광등에 연신 빛나고 검은옷의 얼굴들과 초췌한 유족 무심히 자기들끼리 얘기를 나누는 근조화환들이 분별되지 않은 채 늘어서 있었다 몇 번쯤 손을 탔을까, 지쳐 있는 국화 다발 속에서 그나마 앳된 놈 하나 뽑아 제단 위에 올려두고 한 번도 뵌 적이 없는 고인 앞에 예를 올렸다 그분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어느 문상객이 엎드려 절하는 도중 되내이고 또 되내이면서 아무리 반복해도 익숙하지 않을 이 일에서 얼마나 도망치고 싶어했을..
상상력 없는 정치인들이 기초하고 상상력이 두려운 교육자들이 정당화하고상상력이 과한 시인들이 뒷받침했다 슬픔 없는 나라를 만들려면 정치인들은불행한 일을 없애야 한다는 것을이미 알고 있었다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일은슬픔을 연상시키는 단어들을 금지하는 법을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너무 일찍 알고 있었고그 단어들 없이는 정치를 할 수 없다는 것을알고 있었고그것도 당장 그만 두어야 한다는 것을알고 있었으나다행히 60년쯤 유예할 수 있는 인류 중대사,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일을 한 것이라는 것을자부심을 갖는 것도 괜찮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슬픔 없는 나라를 만들려면 교육자들은아이들이 삶을 긍정하도록 배워야 한다는 것을이미 알고 있었다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일은좋은 것만 배우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이미 알고 있었고슬픔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