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의 그림 신영복 나와 같이 징역살이를 한 노인 목수 한분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그 노인이 내게 무얼 설명하면서 땅바닥에 집을 그렸습니다. 그 그림에서 내가 받은 충격인 잊을 수 없습니다. 집을 그리는 순서가 판이하였기 때문입니다. 지붕부터 그리는 우리들의 순서와는 거꾸로였습니다. 먼저 주춧돌을 그린 다음 기둥․도리․들보․서까래․지붕의 순서로 그렸습니다. 그가 집을 그리는 순서는 집을 짓는 순서였습니다. 일하는 사람의 그림이었습니다. 세상에 지붕부터 지을 수 있는 집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붕부터 그려온 나의 무심함이 부끄러웠습니다. 나의 서가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낭패감이었습니다. 나는 지급도 책을 읽다가‘건축’이라는 단어를 만나면 한동안 그 노인의 얼굴을 상기합니다. (아래는 다른 부분) 차..
이형기의 ‘폭포’와 김수영의 ‘폭포’에 대한 해석 이하는 2006년 11월 11일에 당시 2학년이었던 우기성 학생이 개인 메일로 물어왔던 질문입니다. 함께 읽어도 괜찮을 것 같아서 litedu.net에 옮겨 두었던 것을 플렛폼 이전으로 다시 함께 옮겨 둡니다. -------------------------------------------------------------------------------------------- [Q] 폭포 이형기 그대 아는가 나의 등판을 어깨에서 허리까지 길게 내리친 시퍼런 칼자욱을 아는가. 질주하는 전율과 전율 끝에 단말마(斷末魔)를 꿈꾸는 벼랑의 직립(直立) 그 위에 다시 벼랑이 솟는다. 그대 아는가 석탄기(石炭紀)의 종말을 그때 하늘 높이 날으던 한 마리 장수잠자리의 ..
새국어교육 89호(한국국어교육학회, 2012.01)에 실린 논문입니다. 표를 반영하기가 어려워서 파일 첨부로 제공합니다. 차례 1. 이끄는 글 2. 이론의 지위와 성격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 3. 실천적 이론과 이론의 실천성 4. 문학교육 담론 간의 소통 구조와 실천성의 정립 5. 맺는 글 : 어떤 이론적 주제를 다룰 것인가 1. 이끄는 글 본고는 문학교육의 이론이 지닌 실천적 의의, 혹은 문제에 관한 최근까지의 논란들을 점검해 볼 목적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문학교육 이론이 교육 현장에서 이론으로서 기능하고 있는지에 대한 학술 담론계와 교육 담론계 사이의 상이한 이해와 평가를 점검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논란의 출발점에는 문학교육 이론이 적합한 실천적 지침을 주지 않고 공허한 이론적 논의에 머물고 있..
금년은 임진년. 제가 마흔여덟이 되는 해이지요. 그래서 예년에 하던 동영상 연하장 말고 새로운 연하장을 만들어 보자 이렇게 생각했지요. 이를테면 용 그림을 준비해서 새해 밝는 해를 여의주 삼아 사진을 찍겠다는...... 그러니까 이런 그림으로 이렇게 만들어 보자는 것. 어차피 잠이 들면 일어나지 못할테니까 오늘도 밤을 새고 그동안 용 그림도 준비하고 카메라도 준비하고 입고 나갈 옷도 준비하여 새벽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매년 새해 1월 1일에는 옥상을 개방하는데, 오늘도 마찬가지입니다. 약간 달라진 점은 생활지원센터와 인근 은행(?)에서 차와 장미와 핫팩을 준비해 놓았다는 것과 옥상에서 가족 단위로 사진을 찍어 주더라는.... 그래서 그만 새해 인사는 까맣게 잊고 '고생이 많으세요.' 이러고 올라왔습니다..
매년 해 왔듯이 해돋이를 걸개로 삼았습니다만, 해는 보이지 않고 지는 해 뜨는 해 가는 해 오는 해 모두 뜬눈으로 보내고 맞습니다 밤을 새웠는데 보람도 없이 새벽 하늘은 안개만 자욱합니다 올해 한 해가 그러하리라는 것만 같이 어둡지는 않지만 새해, 빛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하면 없는 해를 만들기라도 해야 하겠기에 제 눈으로 해를 대신합니다. "임진년, 새해 만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쌍용으로 축원을 드립니다. 저를 학문의 둥지로 받아 주셨던 스승님들께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무병 강건하시옵소서. 저의 부족함을 시시때때 일깨워 주셨던 선배 동학들께 새해 인사 드립니다. 고마운 마음 새해에도 간직하며 살겠습니다. 크고 작은 일에 제게 도움을 주셨던 학계와 교육계의 여러 동업자들께 새해 인사 드립니다...
민주화 운동의 많은 선배들 중에 님은 초지일관한 많지 않은 선배 중 한 분이셨습니다. 고맙고 그립습니다. 고맙고 그립습니다. 고맙고 그립습니다. 당신을 한 번도 곁에서 본 적이 없었지만 고맙고 그립습니다. 제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80년대는 일찍이 강물처럼 흘러보냈지만 돌아서니 아직도 80년대입니다. 돌아서니 아직도 제가 거기에 있습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여기에 제가 없었습니다. 고운 모습 그대로 평안 속에 잠드시기를 바랍니다. 고맙고 또 그립습니다. (2011.12.30)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진행한 임용시험 개선 방안(과제명 : ‘교사 신규채용제도 개선방안 )에서 교육학 과목 폐지가 제안되었다고 한다.(2011.12.29일자 보도 참조) 이 연구의 책임자가 교육학 전공 교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냥 교육학 시험 하나가 없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그래서 예상을 해 보면..... 1. 교직 과목이 강화되며 상대 평가 결과에 따라 실질적인 과락 효과를 노릴 수 있다. --> 교육학과의 발언권이 커진다. (평가 내실화를 이유로) 신규 교수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 학생들로서는 교직 과목 학점 관리가 매우 어려워진다. 2. 전공 과목에서 교과교육학 중요성이 커진다. --> 하지만 실제 적용 능력을 물을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교과교육 문항 제작에 교육 평가뿐 아니..
지난 12월 20일 저희 선친께서 세상을 떠나셨을 때 공사다망하신 가운데에도 찾아주셔서 위로를 해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선친께서는 세상 계실 때 병환으로 겪으셨던 긴 고통을 벗고 이제 영원한 안식 속에서 평안을 누리시게 되었습니다. 일일이 찾아뵙고 고마움을 표해야 마땅하지만 우선 글로 인사를 드리고 차차 뵙도록 하겠습니다. 댁내 기쁜 일이나 특히 함께 애도할 일에 연락을 주신다면, 미력이나마 기꺼이 힘을 보태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2011년 12월 최지현 배상
아버지의 머리 위에 하얀꽃 핀 뒤로 산꽃들은 죽고 죽은꽃들이 살았다 아버지 머리 위에 죽은꽃들이 산꽃들 대신 어리광을 부렸다 아버지 머리 위에 죽은꽃들이 시들시들 검은꽃이 피어났다 아버지 머리 위에 검은꽃 핀 뒤로 죽은꽃들은 죽고 대신 산꽃들이 꽃단장했다 나는 아버지 머리 위에 하얀꽃 뿌리며 죽은꽃 피기 전의 옛일들을 생각하였다 산꽃들이 지천에 있었다 (2011.12.27)